이제 막 투자를 시작하려고 할 때 언제 어떻게 투자를 시작해야 할지 고민스럽다. 나 또한 주식과 투자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되었을 때 준비가 안된 상태로 투자에 바로 뛰어들었던 게 기억이 난다. 당시 칵테일파티에서 모두가 투자 얘기를 할 때라 달콤했던 초심자의 행운을 뒤로하고 당연히 손해가 났다. 다행히 가진 돈도 얼마 안 되어서 큰 타격은 아니었고 괜찮은 레슨비라고 생각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동적 자산 배분을 통한 투자를 하고 있고 투자 타이밍에 궁금증이 생겨서, 투자 타이밍이 동적 자산 배분 전략에는 어떤 영향을 주는지 VTI/Cash 전략을 이용해 분석해봤다. VTI/Cash 전략은 듀얼 모멘텀 전략에 기반하여 내가 정한 특정 기준에 의해 매월 첫날 VTI ETF나 Cash, 둘 중 한 군데 투자하는 동적 자산 배분이다. 매월 리밸런싱을 하는 게 슬리피지도 발생하고 때로는 귀찮기도 하지만, (특정 비율대로 투자하고 육 개월 혹은 일 년마다 그 비율대로 리밸런싱을 하는) 정적 자산 배분 전략보다 높은 수익률을 보인다. 또한 낮은 MDD와 높은 Sharpe Ratio (변동성 대비 수익률)부터 심리적인 안정성을 얻을 수 있어서 장기적으로 투자를 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해당 기간 동안 VTI&Cash 전략과 SPY의 성과는 다음과 같다.

VTI&Cash || CAGR: 9.45 % | MDD: -12.83 % | Sharpe Ratio: 0.96
SPY || CAGR: 8.52 % | MDD: -50.78 % | Sharpe Ratio: 0.57
SPY 대비 낮은 MDD를 보이지만 부침이 없는 것은 아니다. 2015년, 2016년 부근이나 2020년 3월, 그리고 2022년 상반기에는 뚜렷한 하락이 보인다. 연평균 복리 수익률이 1% 차이도 안 나지만, 현재의 Profit의 앞자리가 다르다. 오만 원과 육만 원의 차이는 무시할 수 있지만, 오십억과 육십억은 다른 얘기가 될 수 있겠다.
정해진 매뉴얼대로 일 년 동안 투자했을 때 수익률을 그려보았다.

예를 들어 2004년 1월의 데이터는 2003년 2월 초부터 2004년 1월 말까지의 수익률을 보여주고 2004년 2월의 데이터는 2003년 3월 초부터 2004년 2월 말까지의 수익률을 보여준다. 이 그래프를 통해, 지난 17년 중 어느 특정 시점에 VTI&Cash 전략을 따라 1년 동안 투자했을 때 최저, 평균 그리고 최고 수익률을 살펴볼 수 있다.
먼저 SPY의 경우 최근 10년 큰 선방을 했다. 단순히 이 ETF를 사놓는 전략으로도 '결론적으로' 괜찮은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만약 2006년 하반기 ~ 2008년 상반기 중에 투자를 시작했다면, 2007년 하반기 ~ 2009년 하반기 동안 -20%의 지옥 (최저 1년 수익률: -43.4%)을 견뎌야 했다. 일이 년 동안 -20%를 기록하고 있는 계좌를 보고 있으면 주식 시장을 떠날만하지 않을까? 최근에도 -10% 정도를 터치했지만 회복되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다. VTI&Cash 전략의 경우 해당 기간 동안 최악의 수익률은 2016년 부근에 -10.7%이다. 다른 시기에도 비슷한 손실률을 보인 기간이 더러 있지만 투자를 포기할 정도로 긴 기간은 아니었다.
그럼 2년 동안 투자했을 때는 어떨지 기간을 늘려 비교해봤다.

2년 동안 이 전략을 따라 투자했을 때 최악의 경우 (투자 타이밍이 아무리 나빴어도) -2.5% 정도를 기록했다. (SPY -45.3%)

3년 동안 이 전략을 따라 투자했을 때 최악의 경우 +9.9%를 기록했다. (SPY: -38.8%)
이 분석의 목적은 VTI&Cash 전략에 따라 1년, 2년, 혹은 3년을 투자했을 때 투자 타이밍에 따라 어느 정도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고 손실을 경험할 수 있는지 미리 이해하는 것이다. 이런 이해가 선행된다면 손해를 보고 있더라도 담담히 견뎌낼 수 있다. 얼마나 아플지, 얼마나 고통이 지속될지 모르는 주사를 맞는 것과, 알고 맞는 것엔 큰 차이가 있다.
오늘 분석을 통해 아무리 나쁜 타이밍에 VTI&Cash 전략을 시작했더라도 3년을 꾸준히 투자했다면 손실을 피하고 9.9%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주의할 것은, 결과는 과거 데이터이기 때문에 언제든 MDD를 갱신할 수도 있고 예상치 못한 시기에 전략이 망가질 수도 있다. 이는 동적 자산 배분의 문제만이 아니라 정적 자산 배분 또한 이러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 전략에 올인하는 것보다, 로직을 달리하는 여러 전략에 자본을 분산하는 것이, 전체적으로 예상되는 평균 수익을 떨어뜨릴지라도 더 안전한 투자 전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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